말하는 건축가 Down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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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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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말하는 건축가’라는 영화를 알게 된 것이 이 새내기세미나 과제를 받으면서였다. 명색이 건축학과 학생인데 건축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까지 나는 이 영화의 제목만 보고 여러 건축가들이 나와 건축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인 줄 알았다. 참 단순한 생각이긴 하지만 상영관도 많이 없는데다가 과제로 나온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건축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 ‘말하는 건축가’는 여러 건축가들이 나와 자기의 생각을 주장하지도 않았고,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내용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 영화에서는 정기용이라는 한 건축가의 마지막 생애가 그려졌다. 정기용 건축가가 일민 미술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정기용 건축가의 일생, 건축물, 건축관이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 담겨있었다.

나는 정기용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9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영화를 보면서 이 사람의 건축세계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되었다.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에 대한 생각이나 신념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나 영화에서 나온 여러 건축물들에서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중 정기용 건축가가 지은 전북 무주군 안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장 그의 신념을 느낄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주민자치센터, 다른 말로 면사무소에는 목욕탕이 있다. 이 면사무소가 지어질 때, 당시 주민들이 많이 반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주민들에게 면사무소를 짓는다면 뭐가 필요하시냐 물었더니 목욕탕이나 지어달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이야기하셨다. 그 때 이 동네에는 목욕탕이 없어서 목욕을 하려면 멀리 읍내까지 나가야 했다. 정기용 건축가는 그런 상황을 캐치하여 면사무소에 목욕탕을 만들었다. 사실 목욕탕이 필요한 건물이긴 하지만 이것이 면사무소에 있다는 것은 조금 엉뚱하다. 그렇지만 정기용 건축가는 그런 일반적 상식에서 과감하게 깨고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건축물을 만들어 내었다. 단순하게 면사무소에 목욕탕을 넣었을 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건축가의 욕심대로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라 정말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하여 사람들이 짓기를 반대했던 면사무소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소가 되었다. 이 면사무소와 목욕탕이라는 엉뚱한 조합은 자칫하면 죽어버렸을지 모르는 공간을 사람들이 북적이는 활기찬 공간으로 바꿔버렸다. 이를 보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세계를 볼 수 있었고, 뿐만 아니라 공간을 죽이고 살리는 건축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정기용 건축가가 이용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대장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하고 성대 결절이 된 상태에서도 강연을 하고, 전시회도 준비하는 모습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암이라는 병에 걸려 죽어가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자신이 채워나가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민미술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건축 세계에 대해 장황하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근 조근 이야기해나가는 모습이 겸손하면서 열정 있게 느껴졌다. 동시에 나도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건축에 대해 고민하고 열정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지금 모습을 생각하면서 이 죽어가는 건축가에게서 열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죽는 순간까지 건축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정기용 건축가를 보면서 건축을 시작하는 나는 그만큼의 열정을 가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기용 건축가에게서 사상적인 부분에서 본받기도 해야 하지만 이 열정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기용 건축가처럼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건축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건축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열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건축을 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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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목 : 말하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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