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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을위하여를읽고

연산군을위하여를읽고

REPORT

김승민

‘연산군을 위하여’를 읽고..

흔히 세간에서 일컬어지는 연산군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는 ‘폭군’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산군이 이러한 이미지와는 다른 인물이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동서양의 대표적 폭군으로 불리던 진나라의 진시황, 로마의 네로 황제의 경우 조선왕조의 연산군과 비교해 봤을 때 세 사람 모두 재위 기간 동안 당시 기득권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잔존한 봉건제후세력, 원로원의 귀족세력 그리고 성리학으로 무장한 관료세력 등과 격렬하게 충돌했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그들은 너무 급진적으로 많은 변화를 추진하려다 기존 기득권 세력과의 마찰로 인해 몰락하고 역사 기록마저도 날조되어 천하의 폭군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네로와 진시황은 역사의 재조명과 활발한 재 연구 끝에 어느 정도의 누명은 벗은 상태이지만 연산군은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왕권을 도모한 역대 제왕들은 기본적으로 법가적 통치사상을 구사한 군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령을 위반할 경우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엄한 형벌을 가하는 중전(重典)과 강한 군사력으로 유사시를 대비하는 독무(武)가 법가적 통치행위의 특징인데 연산군의 통치 행위 역시 이 같은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원래 왕도주의든 패도주의든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뜻하는 영국안민(寧國安民)에 있습니다. 따라서 왕도주의는 덕치(德治)로 영국안민(寧國安民)을, 패도주의는 법치(法治)로 이를 실현하려고 한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연산군은 신권이 강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으며 폐위되기 전날까지도 왕권강화를 위해 매우 노력했습니다. 그의 왕권강화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오히려 측근에 대한 방심을 낳았고, 끝내는 자신을 만고의 폭군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자가 연산군의 재조명을 위해 연산군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전체적인 필체가 약간 편파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확실히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 반대로 뒤집는 글의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연산군은 성리학을 받아들이고 맹자의 “불의(不義)한 군주는 이미 군왕이 아닌 일개 사내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하들이 힘으로 몰아내야 한다.” 는, 이른바 ‘폭군방벌론’을 기본개념의 하나로 삼고 있었던 왕도주의사회에서 패도주의사회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를 했고 어느정도 실현시켰으나 기존의 기득권 세력을 배재하고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로 끝났습니다. 당시 조선의 유가의 관점에서 본 다면 군주와 신하는 대등한 관계에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 군신공치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 볼 수 있고, 연산군이 시도하려고 했던 법가의 관점에서 본 다면 군신간의 관계는 이와 대립되는 군주독치(君主獨治)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라는 것에는 어느 하나의 개념이나 이념이 절대적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그렇겠지만 연산군의 경우에도 상황이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동성있게 법가적인 면모와 유가적인 면모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맹자와 한비자의 이론은 상반되지만 그들의 이론을 각각 듣는다면 모두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이론을 그때그때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 수용할 수 있는 융통성있고 탁월한 지도자와 그를 돕는 현명한 주변들이 있을 때 비로소 훌륭하고 이상적인 정치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서정보]

문서분량 : 3 Page

파일종류 : HWP 파일

자료제목 : 연산군을위하여를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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